냉장고 안의 여인...

스파이더맨은 2000년대 이후 무려 종류가 다른 세가지 시리즈가 나왔습니다.

물론 디즈니 마블의 스파이더맨의 경우는 아니였지만 언제나 스파이더맨의 새 시리즈가 시작되면 항상 죽어나가는 인물이 있었죠. 바로 스파이더맨의 삼촌 벤 파커입니다.
그리고 일부 팬들은 스파이더맨의 각성을 위해서만 이용되는 이런 벤 파커의 도구적 캐릭터성에 비난을 했습니다.
( 그렇기에 마블의 스파이더맨이 벤 파커를 등장 시키지 않은 것일 수도 있죠 )

그렇지만 사실 이 문제는 물론 정확히 일치하는 상황은 아니지만 만화 업계에서는 이전부터 비판이 되어왔으며 이에 해당하는 용어까지 있을 정도입니다.
정확히는 슈퍼 히어로의 각성을 위하여 히로인 혹은 여성 캐릭터가 잔인하게 살해되는 상황에 대해서
냉장고 속의 여인 ( Women in Refrigerators ) 이라고 부릅니다.
또한 이러한 행위를 하는 것을 장고시키다( Fridging )이라고도 부르기도 하더군요


https://en.wikipedia.org/wiki/Women_in_Refrigerators

Women in Refrigerators - Wikipedia

그렇다면 왜 하필 이걸 냉장고 속의 여인이라고 부르는 걸까요.

이걸 말하기 위해서는 제가 제일 좋아하는 캐릭터인 그린랜턴 카일 레이너 이야기를 안 할 수가 없네요.
1994년 에메랄드 트와일라잇이라는 거대한 흐름 속에서 디씨 세계관의 주요 이야기의 흐름을 생성하는 랜턴은 할 조던이 아닌 카일 레이너로 바뀌게 되었습니다.
( 에메랄드 트와일라잇은 후에 나중에 자세히 알려드리겠습니다. )

그리고 이 초창기에 그린랜턴 카일 레이너와 그의 여자친구 알렉산더 듀잇에게 거의 히어로 능력을 가지자 마자 바로 자신의 정체를 공개합니다.

파워링을 받자마자 바로 정체를 밝히는 카일...

흥미로운 건 이 때 반응이 카일의 여자친구인 알렉산더의 경우 훨씬 더 현실적이고 걱정스러운 면모를 보여주지만 카일의 경우 철 없이 마냥 즐거운 듯 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후 카일은 자신의 처음 빌런과의 대적에 알렉산더와 같이 가게 됩니다.

하지만 이렇게 콤비 활동도 오래 지속되지는 않았습니다.

카일과 알렉산더의 정보를 제공하는 정보부

정보부에서 메이저 포스라는 빌런( 가이 가드너의 경우 가드너의 형을 죽인걸로도 유명합니다. )을 이용하여 새로운 파워링을 가진 자를 제거하기를 바랍니다.

문제는 카일은 자신의 정체가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알렉산더와 카일이 같이 있는 것을 정보부에서 목격하고 메이저 포스에게 두 사람이 관계가 있다는 것을 알려줍니다. 메이저포스는 이를 알고 알렉산더의 집을 칩입하는데...

 

하필이면 그 때 밖에 사건이 터지기에 카일은 집을 떠나야 했습니다.

(사실 메이저포스가 들어온 타이밍 그리고 이후의 지진 사건이 마치 가상 현실의 미래에서 일어난 듯 한 걸보면 사실 카일을 알렉스와 때어놓으려고 한 수작으로 보는 게 더 맞을 것 같긴 합니다. )

 

그리고 여기에서 알렉스는 살해당하고 냉장고에 가두어집니다.

참고로 위 패널은 편집전에는 너무 적나라(GRAPHIC)하다고 하여서 편집한 패널입니다.

원본은 저 냉장고의 문이 닫혀있지 않고 활짝 열려있습니다.

피나 내장 등 고어한 묘사는 없으나 잔인하고 충격적이며 사람에 따라 불쾌감을 느낄 수 있어서

해당 패널은 접어놓겠습니다.

 

- 더보기 클릭 시 볼 수 있습니다 -

 

 

이를 보게된 사람들, 그 중 게일 시몬이라는 작가가 이에 대하여 여성 캐릭터를 잔인하게 죽임으로 히어로들의 각성을 시킨다, 지나치게 여성 캐릭터를 소모적이고 수동적으로 사용한다는 비판을 하였습니다.

 

참고로 게일 시몬 작가는 제가 이전에 다룬 웬디스 사건의 주모자(?)이시기 그리고 곰이기 도 하며, 데드풀, 버즈 오브 프레이, 레드 소냐등의 작가로 유명하십니다. ( 게일 시몬 작가의 곰 이야기에 대해서는 나중에 좀 더 다루겠습니다. )

https://en.wikipedia.org/wiki/Gail_Simone

Gail Simone - Wikipedia

https://freak-1n-the-b0x.tistory.com/entry/DC%EC%9D%98-%EB%B3%B5%EC%88%98?category=856545 

DC의 복수....

게일 시몬 작가의 웬디스 사건...

 

 

이후 당시 그린랜턴 작가인 론 마즈 작가는 이를 여성을 소모적으로 사용하려고 의도적으로 한 것은 아니라며 단지 알렉산더를 카일에게서 벤 파커와 같은 인물로 만들려고 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여성 캐릭터가 많이 보이는 건 단지 주인공이 남성이 많으며 주변및 지지 캐릭터에 여성이 많기에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 것 같다고 했습니다.

https://www.lby3.com/wir/c-rmar.html

WiR - Ron Marz responds

 

이러한 사건 이후 남성 캐릭터를 위해 소모적으로 사용되는 여성 캐릭터 혹은 빈도는 적으나 주인공의 각성을 위한 서브 캐릭터의 소모적 사용등이 있는 플롯 혹은 해당 캐릭터를 냉장고 속의 여인이라고 부르게 되었습니다. 

또한 비슷하게 죽은 주인공 남성 캐릭터는 돌아오지만 여성 캐릭터의 경우 방치되어 있어 이러한 현상을 망자 해동시키기 ( Dead Man Defrosting )이라고도 합니다.

 

이후 카일 레이너의 기원이나 과거에 대하여 이야기를 하는 경우 이 사건은 종종 언급되기도 합니다.

어쨌거나 카일에게 이게 일생일대의 트라우마로 남게 됩니다.

물론 카일 레이너 팬한테 진짜 카일레이너 이야기 중 트라우마는 따로 있긴 합니다. 

 

 

이후에 틴타이탄즈 본부에서 알렉산더의 환영을 보고 패럴랙스 할과의 대결에서도 알렉산더가 등장하며 블레키스트 나이트에서도 좀비 상태로 등장시켜 카일을 완전히 멘탈 붕괴시키기도 합니다.

 

 

어쨌거나 이후에도 카일은 제이드 원더 걸(도나 트로이) 등과의 교제에서도 상대의 죽음 등으로 항상 비운의 결말을 맞이하게 됩니다. 최근에 소라닉 나투가 옐로우 랜턴으로 타락한 건 약과로 보일 정도죠 (이후에 다시 재결합하기도 했죠 )

 

여튼 이제 카일 좀 그만 고생하고 꽃길... 아니 일단 연재 재개부터 시켜달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