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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믹스, 그래픽노블, 만화 애니메이션 리뷰및 고찰/한국정발

플래시 포인트만의 매력

by 괴물상자 2020. 3. 29.

플래시포인트 패러독스

 

제프 존스가 쓴 플래시 포인트 패러독스는 NEW52로 세계관을 잇는 크라이시스 이벤트이다. 그러나 필자의 입장에서는 플래시 포인트 패러독스는 다른 크라이시스 이벤트와 달리 상당히 좋았다. 물론 필자가 제프 존스의 스토리를 좋아하는 것은 부정하지 않겠다. 하지만 이전의 제프 존스가 쓴 인피닛 크라이시스는 물론이고 제로 아워 타임인 크라이시스, 파이널 크라이시스등과는 플래시 포인트는 전혀 다른 매력을 가지고 있다.

 

정말 기초적인 것만 알고 와도 돼요...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세계적인 흥행으로 인하여 마블 코믹스에 대한 관심도가 세계적으로 높아졌으며 대한민국도 그 중 하나이다. 그러나 이 많은 사람들이 생각만큼 코믹스에 대하여 관심을 가지지 않거나 읽어보지 않는다. 물론 그래픽 노블을 접하기가 어려운 대한민국의 만화 시장과 마블 영화와 코믹스의 관계를 잘 알지 못하는 사람이 다수인 것이 제1 이유이지만 또다른 이유는 바로 복잡성이다.

필자는 커뮤니티 사이트를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가끔 국내의 커뮤니티 사이트를 돌아다니다가 마블 영화의 흥행철이 오면 가끔 코믹스도 읽어보고 싶어하지는 누리꾼 분들이 등장한다. 그들의 대부분의 질문은 이것과 같다. “OO히어로 좋아하는 데 OO히어로 읽으려면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하나요?” 사실 마블 입장에서는 정말 난감한 질문이다. 마블의 경우 디씨 세계관과 달리 크라이시스 같은 일종의 리부트(크라이시스도 정확히는 리부트라 할 수 는 없다. 솔직히 대규모의 레트콘과 같다고 필자는 생각한다.(레트콘: 기존의 줄거리나 설정들을 부정하고 새로 정립하는 것))가 전혀 없기에 어디에서부터 시작하는 지 좀 많이 난감하다. 다행히 마블 영화들로 인하여 어느 정도 사전 지식이 있으면 그래도 위의 질문에 대하여 해당 캐릭터들의 대표적인 작품들 몇 개는 추천할 수 있지만 어디서부터 읽어 봐야 된다는 질문은 좀 난감해진다. 필자의 경우에도 마블을 먼저 보기 시작하였지만 첫 작품으로 본게 2년후에 영화가 나올 것이라는 소문을 듣고 산 시빌워와 명작이라고 뽑히는 플래닛 헐크를 샀어야 하는데 착각하여 월드워 헐크를 샀다. 두 작품 모두 초심자용으로는 적합하지 않다.(플래닛 헐크는 적합하다...월드워 헐크를 사서 문제지...) 초심자가 보기에 너무나 많은 슈퍼히어로들이 등장하고 서로 숨은 이전의 이야기들이 너무 많다.

필자가 처음으로 구매한 이 두 책은 농담으로도 입문용으로 좋다고 할 수 없었다.

디씨의 경우 다행이도 크라이시스라는 대규모 이벤트가 있고 이 이후에는 등장인물들의 설정이 많이 달라져서 새로 입문하는 이들도 비교적 편하게 읽을 수 있다. 그렇지만 반대로 말하자면 크라이시스라는 이벤트는 엄청난 규모의 이벤트이다. 이제까지의 모든 캐릭터들 각각의 스토리들이 영향을 받아 새롭게 정립되기에 그 규모가 엄청날 수 밖에 없다. 그렇기에 크라이시스 이벤트는 언제나 난잡하고 복잡하다. 제로아워 크라이시스인 타임(이하:제로아워)과 인피닛 크라이시시스 예를 들어보자. 제로 아워의 경우 작품 후반부에 흑화한 인물인 최종보스(스포일러이므로 구체적으로 말하지는 않겠다.)와 그의 자리를 이어 받은 후계자의 싸움은 제로아워에서 서술되지 않고 그의 후계자의 이슈에서 서술된다. 인피닛 크라이시스의 경우 수많은 작품들이 오마주되고 여러 이슈들과 연결되기 때문에 상당히 혼란스럽다. 물론 액션코믹스 #1 같은 매우 유명한 작품들의 오마주는 특별한 소개 없이도 이해할 수 있지만 비슷한 시기에 발행되던 이슈에서 연결점이 되는 패널들은 해당 이슈에 대한 정보가 없으면 상당히 읽기가 힘들다. 국내의 인피닛 크라이시스의 경우 엔펜딕스라고 이러한 세부사항에 대한 별도의 부록을 따로 마련하였다. 필자가 아직 크라이시스온 인피닛 어스를 완벽히 보지 않았고 파이널 크라이시스는 읽어보지도 않았지만 파이널 크라이시스의 경우 소재를 독특하고 형이상항적으로 쓰기로 유명한 그랜트 모리슨이 70년에 다른 디씨의 역사를 가지고 만든 초대형 이벤트여서 볼 엄두조차 나지 않아서 이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하지 않으나 이 크라이시스 이벤트들은 언제나 혼란스럽고 복잡하고 읽기 힘들다는 것은 사실이다. 어쩌면 크라이시스에 의한 리부트는 초심자들을 위한 리부트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 리부트의 원인이 되는 이벤트는 올드팬들만이 이해할 수 있는 것이 되었다.

그렇지만 플래시 포인트는 달랐다. 필자가 디씨에 처음 접한 책이 플래시포인트 였지만 놀랍게도 필자는 이를 어렵지 않게 받아들일 수 있었다.(그리고 이는 후일 인피닛크라이시스를 만만하게 보고 도전하다가 엔펜딕스에 실린 수많은 내용으로 인하여 필자를 절망하게 만들었다.)

부록 있는 셜록 홈즈는 들어봤지만 이 때 처음으로 부록 달린 만화책을 보게 되었다...

플래시 포인트의 다른 점은 기존의 세계와는 전혀 다른 세계에서 시작하는 이야기이기에 이 새로운 세계에 대한 지식은 올드팬이든 초심자이든 모두 똑같다. 누구나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크라이시스 이벤트였다. 물론 플래시 포인트에 대하여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 받아들일 수 있을 정도는 아니며 그리고 이전의 이슈들과의 연결점이 완전히 없는 것 또한 아니다. 예로 최후반부에 배리가 말하는 코스믹 트레드밀은 인피닛 크라이스등 그 이전 사건에서 쓰인 타임머신이다. 하지만 이는 다른 크라이시스 이벤트에 비하면 상당히 적은 편이며 작중 인물들의 특수능력에 대한 기초적인 정보만 알면 줄거리 자체를 이해하는 데에는 지장이 없다.

필자가 이야기 하고 싶었던 플래시 포인트의 다른 점은 바로 이러한 초심자에대한 배려이다. 아메리칸 코믹스는 그 역사가 길고 방대한 만큼 진입 장벽이 지나치게 높다. 특히 모든 이슈를 접할 수 없는 타국(아메 코믹스를 자국으로 하였을 때)에서는 이 장벽은 더욱 더 높아진다.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사람도 미국인보다 한국인이 압도적으로 많을 것이므로 아메 코믹스를 파는 사람이라면 이에 대하여 어느정도 공감할 것이라고 예상한다.

그렇기에 필자는 플래시포인트의 매력으로 그 비연속성을 꼽는다. 수많은 이슈들과 연결되어서 이전의 작품들을 이해하지 않으면 독립적으로 알 수 없는 코믹스들 사이에서 초심자들에게 여기에서부터 시작하세요.”라고 편하게 말해주는 작품이 바로 플래시 포인트의 매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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