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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면 유용한 코믹스 지식들

캡틴 마블 그 이름의 수난

by 괴물상자 2020. 1. 23.

캡틴마블이라는 이름

 

현재 캡틴마블이라는 이름은 영화에 힘 입어 하나의 이미지를 가지게 되었다. 즉 우주를 거닐면서 외계종족으로 부터 여러 인물들을 수호하는 여성 우주전사의 이미지이다. 하지만 이러한 캡틴마블의 이름의 원본 그리고 그 역사를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캡틴마블이라는 이름의 원본을 알려면 1940~1950년대 코믹스의 황금기(Golden age)로 거슬러 가야 한다. 그리고 무엇 보다 캡틴마블이라는 이름의 시초는 마블도 디씨도 아닌 포셋(Fawcett)코믹스에 시작하였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알기 쉽게 영화로 설명하자면 영화 캡틴 마블(2019)과 거의 동시기에 개봉한 디씨 영화 샤잠(2019)의 히어로 샤잠이 있었다. 이 샤잠이 바로 최초의 캡틴 마블이라는 이름의 주인공이었다.(필자는 이후 혼동을 막기 위하여 이 캐릭터를 샤잠(본명:빌리 뱃슨)이라 표기하도록 하겠다. 이는 후술할 내용에서 혼돈사항이 많이 생길 수 있음을 방지하기 위해서이다.) 그러나 여기에서 의구심이 들 수 있다. 샤잠은 분명 디씨 코믹스 캐릭터인데 이와 별개인 포셋코믹스는 왜 등장하는 것일까?

포셋(Fawcett)코믹스에서 발행한 캡틴마블 만화 위즈(WHIZ)코믹스

 

사건의 시작은 이렇다. 1938년도에 최초의 히어로 만화 주인공 슈퍼맨이 등장하였다. 그 이후에도 슈퍼맨의 인기는 높았지만 어느 순간 슈퍼맨의 인기에 대적할 만한 캐릭터가 등장하였다. 그가 바로 우리가 알고 있는 샤잠(빌리뱃슨)이었다. 그리고 그 당시 그의 이름은 놀랍게도 캡틴 마블이였다. 1940-50년대는 코믹스의 주로 독자 층은 아이였다. 이러한 아이들에게 마법 주문 하나로 아이에서 슈퍼맨과 버금가는 능력을 가지는 샤잠(빌리 뱃슨)은 당연히 아이들에게 엄청난 지지와 인기를 얻으면 무려 슈퍼맨을 제치고 당시 년간 가장 많이 팔리는 코믹스라는 어마무시한 타이틀까지 얻게 된다.

그렇지만 슈퍼맨과 비슷한 힘을 가졌으면 자사보다 잘 팔리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는 디씨 코믹스 측에서 이를 시기하였고 결국 특정 화(issue)에 대하여 샤잠(빌리 뱃슨)이 슈퍼맨을 표절하였다는 소송을 제기하였다. 아이러니하게 디씨는 캡틴 마블을 캐릭터 자체의 컨셉에 대하여 고소를 하였으나 법정에서는 캐릭터 자체는 이상이 없으나 그보다 세부적인 구도와 연출에서 표절이라는 판결을 내렸다. 하지만 그 이후에도 표절에 대한 소송은 끝나지 않았으나 법정 공방 사이에 디씨 코믹스와 달리 샤잠(빌리 뱃슨) 외에는 다른 인기 타이틀이 없던 포셋 코믹스는 1950년대 본격적인 슈퍼히어로 몰락의 시대에 들어서게 되자 서서히 독자들은 잃게 되어가며 1953년 결국 포셋코믹스는 문을 닫고 포셋코믹스는 DC코믹스에세 400,000달러(1950년대 기준 물가 상승률을 고려하면 현재가치는 이것보다 훨씬 높다.)를 배상하게 된다.(위의 구도와 연출에 대한 표절 건) 하지만 소문과 달리 이 법정에서 샤잠(빌리 뱃슨)의 판권은 아직도 포셋이 가지고 있었기에 샤잠(빌리 뱃슨)은 한동안 어디에서도 그려지지 않은 채 사라져 갔다. 그리고 1972년도에 디씨는 대대적인 슈퍼히어로 귀환 프로젝트를 다루면서 포셋코믹스로부터 샤잠의 판권을 얻어서 재연재를 시작할 수 있었다.(샤잠(빌리 뱃슨)의 판권만 획득) , 1994년도 캡틴 마블 시리즈의 기타 인물 마블 패밀리의 전원 판권 획득)) 1994년도 이전까지는 디씨는 판권을 소유하지는 않았지만 포셋에게 빌리는 형식으로 마블 패밀리를 코믹스에 출연 시킴)

1972년도에 디씨코믹스에서 재연재 된 캡틴 마블(샤잠(빌리뱃슨))

만약 여기에서 마블 코믹스의 농간이 없었다면 우리는 아직도 샤잠(빌리 뱃슨)을 캡틴마블이라고 부르고 있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마블은 무슨 일을 한 것일까? 법정 공방이끝나고 샤잠(빌리 뱃슨)의 연재가 중단된 사이에 마블 코믹스에서는 1967년 캡틴마블(본명: MAR-VEL 지구인 이름 월터 로슨)이라는 캐릭터를 내놓았다.

예전부터 마블 코믹스를 접했던 사람이라면 영화의 캡틴마블인 캡틴마블(캐롤 댄버스) 보다 이 마-벨 캡틴 마블이 훨씬 익숙할 것이다.

당시 샤잠(빌리 뱃슨)의 연재 중단에도 불구하고 온갖 짝퉁들이 범람할 정도로 인기가 있었지만 마-벨 캡틴마블이 먼저 캡틴 마블이라는 타이틀을 자사(마블)의 것으로 등록하였기에 디씨는 샤잠(빌리 뱃슨)의 판권을 얻은 후에도 마블의 마-벨에 의해 캡틴마블이라는 이름으로 연재를 재개시킬 수가 없게 된다. 여기에서 이야기가 종류가 되면 우리는 영화에서 본 캡틴마블이 이 마-벨 캡틴 마블이 같은 캐릭터라 여길 수가 있다. 하지만 이 이름의 여정은 여기에서 끝나지 않았다. 그렇게 연재되던 마-벨 캡틴 마블은 80년대에 죽은 이후 다시 2007년에 새로운 크리 종족 캡틴 마블 크난르(Khn'nr)가 등장하여 그의 이름을 계승한다. 하지만 시크릿 인베이젼(2008 4월~2008 12월)이라는 이슈를 통해 사실 이 크리종족 캡틴마블은 기억이 재작성된 적군(정확히는 모습을 바꿀 수 있는 종족 스크럴)이라는 설정이 되었다. 그렇지만 이 캡틴마블은 자신이 적군이라는 것을 인지함에도 자신은 선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믿고 히어로로서 활동을 계속하고 최후에 죽음을 맞이한다.(정확히는 후에는 부활하나 이후 캡틴 마블의 이름은 캐롤 댄버스가 주가 된다.) 그리고 이 이름을 이전까지는 미스 마블이라고 알고 있는 캐릭터 (본명 캐롤 댄버스)가 계승하게 되면서 우리가 아는 캡틴마블(캐롤 댄버스)가 탄생하고 영화에 출연하게 된다.

2012년에 현재 대중에게 익숙한 캡틴 마블이 캡틴마블로 데뷔하게 된다.

영화 캡틴 마블(2019)에서도 캡틴 마블이 마벨 캡틴 마블의 이름을 잇는 히어로라는 것이 남아있는데 그 증거가 바로 왠디 로슨이라는 인물이다. 마벨 캡틴 마블의 지구인 이름이 월터 로슨인것처럼 영화에서는 이 인물의 가명이 왠디 로슨(월터 로슨의 여성형 이름)이고 이름 또한 마-벨인 것이다. 특히 이 인물이 크리 종족이며 캡틴마블(캐롤 댄버스)이 그 이름을 잇는 다는 것에서 원작의 마-벨 캡틴 마블과 상당히 흡사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과연 그 이후에는 한 번도 샤잠(빌리 뱃슨)은 캡틴마블이라는 이름을 쓴 적이 없을까? 정답은 그렇지 않다. 샤잠(빌리 뱃슨)이 재연재 되었을 때의 코믹스 제목은 샤잠이었지만 샤잠(빌리 뱃슨)은 캡틴 마블이라고 불리는 괴상한 형식을 취하게 되었다. 그 이후 최근의 작품들 킹덤컴(1996)같은 모던에이지(Mordern age) 코믹스에서도 캡틴마블이라는 이름을 쓴다. 

그렇다면 언제부터 샤잠이 캐릭터 명칭으로도 쓰인 것이고 왜 하필 샤잠인것일까? 일단 샤잠이 타이틀 명 뿐만이라 아니라 캐릭터이름으로 쓰는 것은 디씨 코믹스의 일종의 리부트격인 NEW 52(2011) 부근이다. 이 때부터 전반적인 디자인을 전 시대와 다르게 디자인하며 나름대로 샤잠으로 아이덴티티를 변경하려고 하였다. 이러한 이유는 아무래도 마블과 달리 영화와 코믹스 사업 모두에 워너브라더스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는 디씨 코믹스 측에서 마블 측이 영화를 낼 경우 자신들이 인지도 면에서 손해를 보는 것을 피하기 위해서이거나 훗날 영화를 제작할 경우 영화 타이틀명의 중복을 피하기 위해서, 또는 아무래도 이름 자체에 최대 라이벌 회사의 명칭이 있었기 때문이었을 것이라고 필자는 추측한다.

캡틴마블이라고 불렸을 때는 의상 재질이 상당히 천같은 느낌이 강하였으나 NEW52 샤잠이라고 불린 후에는 갑주 같은 느낌의 의상으로 변하였다.

이름이 샤잠인 이유는 샤잠이란 단어 자체가 샤잠(빌리 뱃슨)을 상징하는 단어이기 때문이라고 할 수 밖에 없다. 샤잠은 원래 샤잠(빌리 뱃슨)이 영웅으로 각성하기 위한 주문이자 영웅으로서의 힘을 준 마법사의 이름이기도 하다. 이 샤잠이라는 단어는 영어로(SHAZAM)은 각 각 S;Wisdom of Solomon(솔로몬의 지혜), H:Strength of Hercules (헤라클레스의 힘), A:Stamina of Atlas(아틀라스의 지구려(체력)), Z:Power of Zeus(제우스의 권능), A:Courage of Archilies(아킬레우스의 용기), M:Speed of Mercury(머큐리의 속도)으로 샤잠(빌리 뱃슨)이 가지고 있는 힘을 나타낸 것이다. 이 단어는 실제로 영어권에서 코믹스에서 만들어졌음에도 슈퍼맨이 초인을 나타내는 일반명사가 된 것처럼 짜잔!”과 비슷한 뜻을 가진 마법 주문의 일반 명사가 되어 버렸다. 단 슈퍼맨과의 차이가 있다면 대다수의 사람은 슈퍼맨이 만화 슈퍼맨에서 왔다는 것을 알지만 샤잠의 경우 지금은 인지도가 매우 낮아져 극소수의 코믹스 팬들만이 이 단어의 기원을 알고 있게 되었다. 이는 샤잠(빌리 뱃슨)을 바탕으로 한 영화 샤잠(2019)에서 마법사 샤잠이 샤잠(빌리 뱃슨)에게 주문 샤잠이 그를 영웅으로 만드는 주문이라고 말하자 웃는 것에서도 알 수 있다. 우리나라로 치자면 내 이름은 짜잔이고 내 이름을 외치면 영웅의 힘을 가질 수 있다.” 라고 말하는 것과 비슷하게 된다.

https://www.youtube.com/watch?v=VhLnKUEpg1g&feature=emb_title

영화 샤잠의 예고편에서도 빌리가 샤잠이라는 주문을 비웃는 장면이 등장한다.

하지만 당연히 원래부터 이는 히어로의 이름으로 생각하여 만들어진 것이 아니기에 샤잠(빌리 뱃슨)은 틈만 나면 자신의 대체 이름을 찾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단순한 예시로 new52 직전의 디씨 코믹스의 대규모 이벤트인 플래시 포인트는 대체 현실을 다룬다. 여기에서 샤잠(빌리 뱃슨)은 캡틴 썬더라는 이름으로 나오게 된다. 빌런에서 히어로로 바뀐 캡틴 콜드만이 시티즌 콜드라고 불리는 것을 제외하면 대다수의 캐릭터들이 대체현실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캐릭터명을 그대로 쓰지만 샤잠(빌리 뱃슨)이 이러한 선택을 하였다는 것은 작가들도 이 캐릭터의 이름이 불완전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는 것이다. 이 뿐만이 아니라 디씨 코믹스로 인수되어 새로 시작된 샤잠 시리즈의 SHAZAM 1973 #7NAME-DOOM(종말의 이름)에피소드의 경우 여러 가지 왜곡된 소식들과 루머로 인하여 캡틴 마블(빌리 뱃슨)의 이름이 종말을 불러온다는 뜬금없는 소문이 퍼져 사람들이 캡틴마블(빌리 뱃슨)의 이름을 부르는 것을 피하는 에피소드도 있다. 물론 이 에피소드야 한 회분이고 아동용인 당시 코믹스에서는 큰 뜻 없이 넣은 에피소드일 수는 있으나 이러한 에피소드의 아이디어에서도 캡틴 마블이 자신의 만화 타이틀을 타 회사에게 빼앗겼다는 것도 한 몫 하였을 것이다.

샤잠의 NAME DOOM에피소드: 현실에서 자신의 이름을 타이틀로 못 쓰는 캐릭터가 만화 속에서도 자신의 이름을 불리지 못하는 일이 벌어졌다.

또 영화 샤잠(2019)에서 결국 주인공의 이름은 정해지지 않고 이름에 대한 후보는 여럿이 등장한다. 이중 자사 회사의 캐릭터 레드 토네이도를 패러디한 레드 싸이클론도 있고 마블의 히어로의 패러디인 쨉...틴 아메리카(Zap-tain America)도 있지만 제일 눈에 띄는 건 영화의 예고편에서도 나온 샤잠(빌리 뱃슨)의 친구인 프레디 프리맨이 지은 이름 캡틴 스프클 핑거(CAPTAIN Sparkel finger)이다. 이 이름이 재미있는 것은 이 이름은 마블의 캡틴 마블(캐롤 댄버스)가 2012년 이슈 6에서 자신의 과거를 보게 될 때 옆에 있는 인물이 그녀를 프린세스 스파클 핑거(Princess Sparkel finger)라고 한다. 물론 우연의 일치일 수도 있지만 더욱더 이를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건 해당 에피소드에서 캡틴 마블은 물론 크난르(Khn'nr) 캡틴 마블까지 등장하며 크난르(Khn'nr) 캡틴 마블과 캡틴 마블이 해당 이슈의 표지에 모두 등장한다. 이처럼 영화에서 조차 이 캐릭터의 정확한 이름을 정하지 못하며 오히려 이러한 요소를 메타적으로 개그로 썼다는 것을 알 수 있다.

2012 CAPTAIN MARVEL #6의 표지는 캡틴마블과  khn'nr  캡틴 마블이 모두 표지에 등장한다.

그렇지만 이름의 수난은 여기에서 끝나지 않는다. 지금까지만 고려하면 캡틴마블은 (빌리뱃슨, 캐롤댄버스, 마벨 캡틴 마블, 크난르(khn'nr)캡틴 마블)만 해도 4명이지만 실제로 이외에 2명의 캡틴 마블이라는 이름을 쓰는 히어로가 있다. 둘은 각각 모니카 람뷰와 제니스 벨이다. 물론 이 둘은 캡틴마블이라고도 불렸지만 모니카 람뷰는 포톤이라고도 불리며 제니스 벨은 레거시 라고도 불리기도 한다.

 

이름은 캐릭터에게서 중요하며 특히 슈퍼 히어로 코믹스에서는 그들의 아이덴티티를 결정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러한 의미에서 ‘캡틴 마블’이라는 이름은 지나치게 남용되었다. 하나의 캐릭터를 결정하지 못하고 너무 오랫동안 정처 없이 떠돌아다니며 사람들은 혼란스럽게 하였다. 이제 캡틴마블(2019) 영화까지 나온 시점에서 더 이상의 혼란없이 이제 캡틴마블의 아이덴티티는 우리가 알고 있는 하나의 캡틴마블로 변하지 않았으면 한다.

(대부분의 히어로 명사들은 아메리칸 코믹스가 대문자로 표기되는 것을 따라 대문자로 표기하였습니다)

자료 출처: https://en.wikipedia.org/wiki/Captain_Marvel_(DC_Comics)

https://goldenagecomics.fandom.com/wiki/Golden_Age_of_Comic_Books

https://en.wikipedia.org/wiki/Golden_Age_of_Comic_Books

https://en.wikipedia.org/wiki/Fawcett_Comics

https://screenrant.com/shazam-movie-captain-marvel-joke-sparklefists-fingers/

https://en.wikipedia.org/wiki/Captain_Marvel_(Mar-Vell)

https://dcextendeduniverse.fandom.com/wiki/Shazam

https://www.quora.com/Did-Captain-Marvel-copy-Superman

그리고 마지막으로 필자 뇌

오타 및 틀린 내용 제보는 언제나 환영합니다.

 

 

2020 7/11 7:08 최종 수정

Specail Thanks to  잘못된 부분 지적해주신 냥이남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