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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믹스, 그래픽노블, 만화 애니메이션 리뷰및 고찰/한국정발

우리는 서로 완벽히 이해하지 못하기에 언제나 오해하지만 그렇기에 항상 서로 알아가려고 노력한다.

by 괴물상자 2022. 6. 21.

※ 필자의 주관이 들어간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아스테리오스 폴립 리뷰

 

예전에 초등학교 때 초등학교 이벤트( 현장체험 학습이라는 고급어휘로 불렸던 걸로 기억합니다.)로 산에 오른 적이 있었습니다.  산에 오르는 게 상당히 벅찼던 천식 환자인 저랑 다른 힘들어하는 친구가 예전에 서로 올라가는 게 힘든 서로를 보면서

내가 더 힘들다 니가 더 힘들다 서로 쓸데없는 것 가지고 쓸데없는 걸로 저희 반 전체의 등산 진행을 마비시키면서 토른을 하면서 올라갔습니다.

결국 참다 못한 선생이 중간에 멈춰서 잠시 쉬는 걸로 했던 걸 기억하네요.

사실 이 갈등의 가장 주요 요인 지나치게 초딩적인 사고를 가진 저와 제 친구에게도 있지만 더 원초적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우리가 다른 감각을 공유할 수 없다 즉 우리는 항상 타인을 완전히 이해할 수 없다는 점입니다.

아무리 말로 사람이 자신의 통증을 표현하여도 실제로 우리가 그것을 
느끼는 것과 그 사람이 말하는 것을 듣는 것과는 다른 문제입니다.

인간은 언어와 글을 쓰는 동물입니다. 
언어와 글을 이용하여 서로의 생각을 교환하고 소통합니다.

아쉽게도 이 언어라는 것은 자연적으로 생성된 것이 아닌
인간이 불편함을 느끼고 인위적으로 만든 것이기에 우리가 글자와 언어를 이용하여 우리의 생각을 전한다고 해도 서로가 말하고자를 완벽히 말하지는 못합니다.

아스테리오스 폴립은 바로 이러한 상대방의 언어에 의한 이해와 소통에 관한 책입니다.

아스테리오스 폴립은 줄거리만 보면 대단히 단순한 책으로 보입니다.

줄거리는 갈 곳을 잃은 이혼한 건축학 교수가 
잠시 다른 사람의 집에서 머물다가 
이내 다시 아내를 만난다는 매우 단순한 이야기입니다.

여기에 크게 반전도 없습니다.

단 중간 중간에 이그나지오와 아내인 하나와 있었던 일들과 몇몇 장면이 더 등장하는 것 뿐입니다.

아스테리오스 폴립스의 주인공 아스테리오스는 합리성에 대하여 
고찰하는 사람입니다.

자신이 생각하는 합리성과 자신의 기준에 맞는 것을 
중시하며 자신의 기준을 상당히 중요하게 여깁니다.

합리성과 이성성을 아스테리오스는 중시한다.



아내인 하나는 이와 다르게 조금은 감성적인 사람입니다.
어떻게 보면 서로 어울리지 않은 사람이지만
하나는 아스테리오스를 만나면서 하나는 아스테리오스가 주는
자신에 대한 관심이 마음에 들었고 결국 이 둘은 결혼하게 됩니다.

하지만 아스테리오스와 하나의 갈등은 여기에서 시작됩니다.

아스테리오스는 스포트라이트를 하나에게 비추지만 그것을 
어떻게 비추어야 하는지 모릅니다.

하나를 존중하고 있고 좋아하지만 그가 존중하는 '합리적인' 방식이 
자기 중심적이라는 것을 이해하지 못합니다.

아스테리오가 하나에게 주는 관심은 지극히 자신의 합리성에 의한 관심이다.


아스테리오스는 자신의 합리성을 상당히 중시하는 것으로 나옵니다.

그리고 자신은 이 합리성을 사용하여 사람을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나가 채식주의자지만 고양이 노구치를 키우면서 동물성 
사료를 주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며 자신의 합리성의 기준으로

자신의 언어를 이용하여 타인을 이해하려고 합니다.

아스테리오스는 자신의 입장에서 고양이 사료를 사지만 채식주의자인 하나를 합리적이지 못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실상 아스테리오스는 그럴 수 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모든 사람은 말을 하지만 그 말은 본질적으로 자신의 언어를 이용하기에 모두 다릅니다.

우리가 호의에 의해서 하는 말도 

관점에 따라서 시각에 따라서 결국 같은 말을 사람에 따라 다르게 말하고 다르게 받아들이기에

우리는 서로 완전히 이해할 수 없습니다.

아스테리오스 폴립스에서 등장인물 전원의 말풍선의 형태는 고유하다.

아스테리오스 폴립은 이렇기에 모든 사람의 말풍선 하나 하나가 전부 다른 형태를 취하고있습니다.

단순히 사람의 특성을 나타낼 수 도 있지만

이것보다 우리는 하나의 언어로 소통하고 있지만 그 내용이 본질적으로 다르다는 의미를 이야기 하는것 입니다.

 

하지만 아스테리오스는 합리성을 중시하고 사람을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아스테리오스는 하나의 행동이 이해가 되지가 않았습니다.

자신과 오래 살았고 자신이 완전히 이해하였다고 생각한 하나가

정작 합리적인 자신이 봤을 때 철딱서니 애새끼같은 윌리 키메라 와 같이 작업을 하는 것을 

좋아하는 것을 이해할 수가 없었던 것입니다.

아스테리오스는 하나가 윌리의 작업에 참여하는 것을 매우 불쾌하게 여긴다.

그렇다면 하나와 아스테리오스는 잘못 만난 것일까요?

아스테리오스는 스티프 메이저와 그의 부인인 어슐러 메이저를 만나게 됩니다.

 

스티프 메이저의 경우 상당히 어수룩한 사람입니다. 인심은 좋지만 말의 순서를 바꾸어서 말하는 등 착하지만 

명석한 느낌을 주지는 않습니다.

 

반대로 그의 부인인 어슐러 메이저의 경우 미국의 독립기념일을 상당히 시니컬하게 보면

자신의 지식과 통찰력으로 미국 독립기념일에 상당히 냉소적으로 반응하는 등 스티프 메이저와는 다른 면모를 보여줍니다.

인심은 좋지만 어수룩한 스치프 메이저와 시니컬하고 지적인 어슐러 메이저

그렇지만 스티프와 어슐러는 하나와 아스테리오스와는 다르게 화목한 가정을 이룬 것으로 보입니다.

이는 왜냐하면 결국 그들은 상대의 언어가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였기 때문이고 상대를 완전히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을

인정했기 때문입니다.

 

어수룩하고 보수적인 스탠스로 독립기념일에 대한 아내의 촌철살인을 설교라 아스테리오스에게 말하고 농담으로 받아들이는 스티프와 자신이 냉소적으로 보는 독립기념일이지만 자신의 남편과 아이가 참여하기에 같이 거리에 나가는 어슐러는

서로 상대방을 완전히 이해할 수 없지만 그렇기에 서로를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즉 합리성이 결여된 불완전한을 인정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이와 반대로 아스테리오스는 하나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합리성을 고수하려 합니다..

아스테리오스의 합리성에 대한 집착은 이그나지오로도 드러납니다.

아스테리오스는 쌍둥이로 태어났으나 그의 형제인 이그나지오는 태어나자자 죽었습니다.

그는 이그나지오가 아닌 자신이 태어난 이유 혹은 자신이 이그나지오의 삶을 사는 것인가에 대한 합리적인 결론을 원하며

이에 아스테리오스는 뭔가 남들과 다르다는 느낌 그리고 원인 모를 공백을 느끼며 그의 행동을 기록하는 카메라를 집 곳곳에 설치하기도 합니다.

이후 아스테리오 자신이 느낀 자신의 합리성에 대한 의구심들은 자신의 상상 속에서 살아서 자신과 비슷하게 나이를 먹은 상상 속의 이그나지오의 등장으로 계속 압박을 받습니다. 아스테리오는 이처럼 자신의 합리성에 대하여 끝까지 집착을 합니다.

아스테리오스의 상상속에 나타나는 이그나지오는 어쩌면 자신의 합리성과 사람의 이해에 대한 허상일 수도 있다.

하지만 결국 그 역시 남을 이해하기는 커녕 본질적으로 합리적이지 않고 불완전한 사람인 것이 드러납니다.

하나와의 생활에서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그는 계속 실수를 하기도 하며
그가 그토록 집착한 구두다움의 본질을 가져다 준 신발은

자신에게 물집을 주었습니다.

합리적인 사고만 한다고 생각한 그가

하나의 귀에 면봉의 일부가 빠졌을 때 그는

눈 앞에 있는 족집게가 아닌

굳이 두 사람이 결혼한 날 해변에서 주운 맥가이버의 족집게를 사용했습니다.

합리성을 추구하지만 눈앞의 집게가 아닌 하나가 주운 맥가이버의 집게를 이용하는 지극히 비합리적인 행동을 한다.

 

 

결국 아스테리오스는 자신의 집이 불타면서 자신이 가지고 있는 집 안 카메라를 기록한 비디오 테이프가 전부 태워지면서, 어슐러와 스티프와 지내게 되면서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실제 건축을 하며 자신에 대해 관찰한 후 자신의 불완전성을 인정합니다. 그리고 자신이 이해할 수 없는 것이 있다는 것을 받아들입니다. 

자동차 바퀴에서 고양이르 꺼내주지만 고양이는 이에 고마워하는 내색도 보이지 않는다.

 

후에 아스테리오스가  자동차 바퀴에 끼인 고양이를 구해주지만

아스테리오스의 손에서 빠져나가기에 급급한 고양이를 아스테리오스가 말없이 지켜봅니다.

 

고양이가 사람이 자신을 구해준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소통이 안되어서 알 수 없는 것 처럼

사람과 사람 사이도 역시 소통의 불완전성 때문에 서로를 완벽히 이해할 수 없습니다.

 

단지 사람과 사람은 언어로 부분적으로 소통이 가능하며 고양이와 사람은 그렇지 않다는 정도의 차이입니다.

 

본질적으로 이 책은 이해를 넘어서 사랑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사랑은 결국 상대방을 알아가는 것이지만

두 사람은 타인이기에 서로를 전부 다 알 수 는 없습니다.

그렇지만 그러기에  항상 서로 알아가려고 합니다.

 

자신의 합리성으로 사람을 이해하겠다는 태도를 버린 아스테리오스의 말풍선은 마침내 하나의 말풍선을 덮지 않고 서로 조화를 이룬다.

 

여담 

배트맨 이어원에서 데이비드 마추켈리 선생님의 작화, 다만 해당작품에서 발췌하게 아닌 후에 그린 일러스트이다.

데이비드 마추켈리 선생님은 프랭크 밀러의 작품이자 배트맨 작품의 전설 중 하나인 배트맨 이어원의 작화 담당이시기도 합니다. 배트맨 이어원에서는 상당히 거칠고 음영의 대조를 강조한 작화를 보였다면 아스테리오스 폴립의 경우 캐주얼하며 직관적이고 상황에 맞는 유동적인 작화 변화를 보여주시는게 상당히 인상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