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영화에 대한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스포일러를 신경 쓰지 않으신다면 먼저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대부분의 영화를 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개인적으로 오늘은 필자가 하기 싫은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필자가 하기 싫은 이야기란 물론 필자의 주관적인 관측이긴 하나 필자가 본 이러한 불길한 징조들이 서서히 현실이 되어간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필자가 말하고 싶은 이 불길할 예측은 무엇일까?
바로 MCU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에 대한 비관적인 예측이다.
물론 현재에는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는 탄탄대로를 걷고 있는 것 같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수입을 거둔 영화를 가진 프랜차이즈, 슈퍼스타 배우들이 출연하는 대중이 열광하는 영화이다. 그렇다면 필자는 왜 프랜차이즈의 앞길을 밝게만 보지 않는 것일까?
사실 필자가 처음으로 불길한 징조라고 본 것은 영화가 아닌 게임에서였다. 디씨에 비하여 게임 사업에서 마블은 많이 뒤져있지만 그래도 마블 측에서도 나름 인기와 깊이를 가진 프랜차이즈 마블 vs 캡콤 시리즈가 있다. 실제로 이 게임의 시작 격이라고 할 수 있는 엑스맨 칠드런 오브 디 아톰은 당시로서는 격투 게임계에서 혁신이라 할 만한 엄청난 그래픽을 보여준 게임 중 하나였으며 이후 게임사에 혁신을 줄 만큼 큰 작품은 없었으나 마블 vs 캡콤과 마블 vs 캡콤 2,3과 얼티밋 마블 vs 캡콤 등의 시리즈로 꾸준히 인기를 누렸다.
필자도 이 중 얼티밋 마블 vs 캡콤을 상당히 재밌게 즐겨 마블 vs 캡콤이 새로운 시리즈를 2017년 말에 준비한다고 하였을 때 당연히 기대를 하게 되었다. 그 격투 게임의 이름은 마블 vs 캡콤 인피니트로 당연히 격투 게임 마니아들과 마블 코믹스 팬층을 두근거리게 만들었다. 그렇지만 마블 vs 캡콤 인피니트는 같은 해에 등장한 라이벌 회사의 수작 격투 게임 인저스티스 2에 가려진 면도 있었지만 그 모든 것을 고려하여도 팬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작품이 나오게 되었다.
재미있는 것은 이 작품이 팬들에게 외면받은 것은 이미 게임이 출시되기도 전이였다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그 이유가 무엇이었을까? 이 게임이 출시 전에도 외면받은 이유는 딱 하나 바로 캐릭터 로스터 때문이다. 필자가 이미 말했듯이 이 게임의 원조격인 작품은 엑스맨: 칠드런 오브 디 아톰이였고 이 게임에서 정해진 주인공 캐릭터는 없었지만 암묵적으로 엑스맨 캐릭터 중 최고 인기 스타 중 하나인 울버린을 주인공으로 비추어주었다. 이후 마블 vs 캡콤 시리즈에서는 울버린이 나오지 않는 작품은 없었으며 마블 vs 캡콤 3의 트레일러에서는 캡콤의 간판스타인 류의 라이벌 격으로 나와 마블 vs 캡콤의 주인공이라는 것을 암묵적으로 드러내고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마블 vs 캡콤의 개근 캐릭터인 울버린이 마블 vs 캡콤 인피니트에서는 불참하게 되었다. 일부는 이것을 판권 문제라고 생각할 수 도 있지만 마블의 판권이 분리된 것은 어디까지나 영화에서의 문제이지 게임에서의 문제가 아니다.(단 스파이더맨의 경우 게임에서도 약간 판권의 문제가 있다.) 그렇다면 왜 마블 vs 캡콤 인피니트는 이러한 결정을 한 것일까? 답은 바로 자만심과 도전의식 부족 때문이다. 디즈니 마블이 지나치게 자만하고 있었던 것이다. 영화 어벤져스의 드높은 인기에 힘입어 그들을 이용하여 모든 것을 해결하려고 한 것이었다. 그러기에 캐릭터를 선정할 때 마블 vs 캡콤 게임이라는 프랜차이즈보다는 자사의 앞으로의 혹은 지금까지 나온 영화의 캐릭터들을 위주로 캐릭터 로스터를 짜게 된 것이다. 이는 마블의 현재 태도를 두 가지로 알려줄 수 있다. 첫째는 마블 디즈니가 이전까지의 게임의 성공을 게임 시스템이나 적절한 캐릭터 로스터가 아닌 오로지 자사의 캐릭터의 인기도로만 생각하고 있을 정도로 상당히 자만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바로 위험이 아닌 안전의 추구이다. 엑스맨의 어벤져스에 비하여 현재 상당히 인기가 떨어지기에 여태까지의 그들의 생각에 가장 인기가 있는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위주의 캐릭터로 로스터를 구축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즉 대단한 혁신 혹은 깊이 있는 가치의 추구보다는 눈앞의 이익과 안전에 집착한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또한 이는 필자의 주관적인 추측이지만 마블 측이 캡콤에게 갑질을 심하게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면 마블 측의 로스터 외에 캡콤 측의 로스터에도 손을 썼을 가능성이 있다. 필자가 그러한 이유로 본 것은 캡콤 측에 다소 코믹한 캐릭터가 있는 얼티밋에 비하여 인피니트의 캐릭터들은 거의 대부분이 상당히 진지한 캐릭터들이 참가하였다. 얼티밋 시리즈의 경우 잘 알지는 못하나 게임 상 분위기로 진지하기보다는 다소 웃긴 뷰티풀 죠라는 캐릭터와 진지하지만 격투 게임과 전혀 관련이 없는 캐릭터 나루호도 류이치가 있었다. 특히 필자와 같은 역전재판 팬이라면 도대체 어떻게 변호사 캐릭터를 가지고 격투 게임을 만들었을까 하면서 놀라면서도 각종 초인들 사이에서 재판으로 격투 게임을 이끌어가는 나루호도가 상당히 코믹하다고 여겨졌다. 이 나루호도는 비록 상당히 성능이 좋지 않지만 팬들에게 인기가 많았으며 프로에서도 쓰는 사람이 있을 정도로 사랑받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그렇지만 이러한 두 캐릭터가 캡콤에서 빠졌다는 것은 상당히 이상한 일이다. 이를 제외하고 빠진 캐릭터의 경우 아마테리스를 제외하고 해당 시리즈의 다른 캐릭터들이 적어도 한 명 참전하기에 납득할 수 있지만 저 두 캐릭터들이 빠진 것은 상당히 이상한 부분이다. 그렇기에 이 두 캐릭터가 마블에서 자사 캐릭터의 이미지 관리용을 제외시키도록 압박하였을 가능성이 있다. 마블 캐릭터 특히 어마 무시한 포스를 자랑하는 타노스 같은 캐릭터가 나루호도에게 재판을 받는다는 것은 코믹하고 웃기지만 마블의 입장에서는 이미지의 훼손이라고도 판단할 수 있다. 그렇기에 마블이 해당 캐릭터들을 참전시키지 못하게 압박하였을 가능성은 없다고 단정 지을 수 없다.
실제로 콤보를 시연할 때 마블 캐릭터들이 맞는 장면을 보여주면 안 된다는(해당 캐릭터의 이미지 훼손 때문이라 한다... 격투 게임을 왜 만드는 거지 그럼....) 괴기한 이유로 콤보를 시연 못한 것을 들어보면 위의 압박이 아예 없을 것이라고 단정 짓기는 어려워 보인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 실제로 필자를 비롯한 마블 코믹스 팬들도 위의 캡콤 캐릭터들이 선사해주는 코믹한 분위기, 특히 나루호도의 경우 어떤 캐릭터든 법정에 올린다는 정신 나간 발상을 상당히 즐겼다.
그렇지만 마블은 자사에 대한 자만심으로 가득 차게 된 것이다. 이제는 위대한 마블 캐릭터들은 더 이상은 변호사 따위랑은 놀아나는 장난은 하지 않겠다고 결심한 것이었다.
즉 현재의 마블 디즈니는 자만심에 빠져 있으며 이전과 같이 대단한 팀업 무비라는 새로운 도전을 하기보다는 현재 자신이 만든 것을 지켜나가려고만 하는 태도를 보인다는 것을 비추었다.
여기까지는 단지 게임에서만은 마블 디즈니의 태도였으나 이러한 태도들이 점점 영화를 통하여 드러나기 시작하였다.
마블이 자만심을 영화에서 드러낸 이야기를 하기 이전에 자만심이 얼마나 끔찍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지를 이야기하고 싶다. 만일 영화를 만들 때 자만할 경우 악몽과 같은 결과물이 나올 수 있다는 것은 이미 증명된 바가 있다. 바로 똑같은 장르의 경쟁사인 디씨코믹스의 영화에서이다. 어마 무시한 포텐셜이 있었지만 그 모든 것을 날려놓고 거의 최악의 시나리오를 선택한 배트맨 대 슈퍼맨 정의의 시작(이하 돈옵저)이 바로 이러한 자만이 낳은 결과물 중 하나이다.
물론 돈옵저를 자만 하나의 결과물이라고 보기에는 힘들다. 역사상 최고의 그래픽 노블 중 하나인 다크 나이트 리턴즈를 배경으로 하여 영화를 만들었음에도 제대로 나온 것이 별로 없는 이유는 이 영화가 자만심 외에도 워너 브라더스 사의 수뇌부의 오판단 등 여러 가지 마이너스 요소들이 나쁜 방향으로 시너지 효과를 불러일으켰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중에서는 잭 스나이더의 자만심 역시 한몫을 하였다고 판단한다. 그렇다면 필자가 말하는 자만심이라는 것은 무엇일까?
필자는 잭 스나이다가 한 말 중 하나가 이것을 드러낸다고 본다..
Batman and Superman Are Not Like 'Flavor of the Week Ant-Man
(배트맨과 슈퍼맨은 요번 주의 맛 앤트맨과 같지 않거든요.)
실제로 슈퍼맨이나 배트맨이 어벤져스나 마블의 다른 영웅에 비하여 그 위상이 압도적인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인기도나 인지도가 높다고 하여서 그들이 영화를 만들 때 앤트맨과 다른 무언가 더욱 초월적인 존재가 되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잭 스나이더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자신이 다루는 캐릭터들의 인기도와 인지도를 알고 있기에 안하무인 격으로 행동한 면이 있다. 그는 자신이 원하는 대로 캐릭터를 다루며 캐릭터 대한 세세한 공부는 하지 않음은 물론이고 각본의 개연성에는 별로 신경을 쓰지 않았다. 그가 오직 한 것은 이 인기와 인지도가 엄청난 히어로들을 최대한 박진감 있고 박력 있고 멋지게 다루는 것뿐이었다. 사실 그에게는 당연한 일이다. 이것은 슈퍼맨과 배트맨의 영화이기 때문이다.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이 두 슈퍼히어로가 출연하는 영화인데 당연히 어느 정도 비주얼만 된다면 누구든지 좋아할 것이라는 것이 잭 스나이더의 생각이었을 것이다. 당연히 캐릭터의 인지도와 인기도에 기대는 이러한 제작방식과 워너 브라더스 수뇌부의 오판 등으로 인하여 졸작을 만들어내 버렸다. 즉 캐릭터의 인기도 인지도에 대한 자만이 엄청난 포텐셜을 가지고 있는 영화를 망쳐버린 것이다.
이러한 자만심은 마블의 영화에서도 완성도를 내리는 데 이미 일조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단적인 예로 엔드게임과 파 프롬 홈이 그 예시이다. 엔드게임은 객관적으로 돈옵저랑 비슷한 수준의 개연성을 가지고 있다. 인피니티 워에서 오직 아이언맨이 살아있는 우주에서만 마치 세게를 구할 수 있는 것처럼 보여주었다. 그러나 마지막에 아이언맨이 한 행동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그 상황에서 닥터 스트레인지가 포탈을 열고 다른 곳으로 건틀렛을 보내버려도 된다. 심지어 그 보다 전에 타임머신을 타고 돌아가서 토르에게 기습당한 타노스의 손만을 잘라서 가져와 건틀렛을 완성시키는 방법이 있는 등 수많은 더 좋은 방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어렵게 인피니티 스톤을 하나씩 가져오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 물론 스톤을 가져오는 개별의 이야기는 흥미롭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부족한 개연성이 생성되는 것은 아니다. 마지막에 캡틴이 늙은 모습으로 돌아오는 것은 작 중의 타임머신의 작동원리와 모순되기도 하는 등 총체적인 난국을 보여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자를 비롯한 사람들은 개봉 당시에는 상당히 후한 평을 주었다. 이는 필자의 경우 유년기에 마블 영화를 보고 자란 이들에게는 추억으로 작용해서 그리고 일반적인 팬 10년도 즐겨왔던 거대한 프랜차이즈의 대막이라는 사실만으로 고평가를 내린 면이 없지 않아 있다. 사실 엔드게임은 팬 서비스성의 장면이 지나치게 많으며 진정으로 내용이 있는 장면은 그리 많지 않다. 사실 디즈니 마블은 이러한 것을 이미 알 고 있었던 것이다. 무수히 많은 개연성이 없는 전개와 납득이 되지 않는 이야기이지만 이미 그들은 어벤져스의 인기도와 팬들에게 그 영화의 깊이를 알기에 이를 애써서 보강하지 않으려고 한 것이다. 즉 자신의 영화에 대하여 자만하고 있지만 10년 간의 내공이 영화를 비판의 나락에서 구해준 것이였다.
하지만 영화의 명성은 언제나 오래가지는 않는다. 위의 돈옵저처럼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도 이와 같이 자만하고 있으며 큰 코를 다친다는 것을 알고 있어야 한다. 엔드게임은 이러한 자만심의 결과물이지만 이 자만심의 결과물이 고평가로 포장되기까지는 10년 동안의 좋은 다른 결과물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나 마블은 파 프롬 홈을 통하여 완전히 방심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작중 보이는 여러 가지 이상한 점과 너무나 쉬운 빌런의 반전, 그리고 상당히 작위적인 성장 연출 등을 통하여 마블은 전혀 반성을 하지 않고 디씨의 돈옵저로 이어지는 파멸 루트를 따라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마블의 암울한 미래는 단순히 자만심만으로 국한되지 않는다.
위에서 언급하였듯이 마블이 여태 프랜차이즈를 유지한 것은 히어로물이라는 장르 속에서도 꾸준히 도전을 추구하였기 때문이다.
필자는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성공이 단순히 재미있는 스토리와 탄탄한 세계관 때문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마블이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기존과 다른 새로운 것을 도전하였기 때문이다.
일단 시리즈의 최초의 시작인 아이언맨을 예를 들어보자. 보통의 히어로 영화 MCU이전까지의 스파이더맨이나 배트맨의 영화 스파이더맨 트릴로지나 다크나이트 트릴로지, 팀 버튼의 배트맨 2부작 모두 상당히 진지한 톤으로 시작된다. 그리고 등장 캐릭터들은 항상 상당한 고민과 고찰에 시달리는 표정의 묵직한 톤으로 영화가 전개되었다.
그렇지만 아이언맨을 달랐다. 여태까지의 히어로와 달리 시시껄렁한 농담도 주고받으면서 진지하지만 전반적으로 유머러스한 톤으로 진행되는 이야기는 여태의 히어로물과 다른 성격을 보여주었다. 이러한 시도가 아이언맨을 가지고 마블이 한 도전이었고 이는 성공으로 이루어졌다. 그다음은 팀업 무비라는 개념이었다. 서로 다른 주인공들이 등장하는 영화에 그 주인공들을 모두 모아서 등장시키는 혁신적인 형태의 영화를 제시한 것이었다. 이를 이용해 여태 다른 영화들이 이룩하지 못하는 시네마틱 유니버스라는 세계관을 창조하였다. 이제는 모두들 다 알다시피 이러한 새로운 시도는 엄청난 성공이었다. 이렇게 마블은 페이즈 1에서 엄청난 도전을 하였으며 이는 엄청난 성공으로 이어졌다.
페이즈 2에서는 마블은 장르의 변경을 추구하였다. 이는 윈터 솔저로 대표된다. 대부분의 히어로 무비는 이전 편의 장르를 그대로 계승하는 면이 많았다. 하지만 윈터 솔저의 경우 특유의 B급 감성으로 된 영화인 퍼스트 어벤져와는 달리 세련된 촬영기법과 롱테이크를 활용한 액션씬 등을 스타일리시한 스릴러물로 탈바꿈하여 보여주며 이전까지 어벤져스 중 가장 인기가 없었던 캡틴 아메리카의 입지를 뒤바꾸는 데 엄청난 역할을 하였다.
마블의 두 번째 도전은 무명의 캐릭터의 도전이었다. 어벤져스 이후 코믹스를 파기 시작한 필자의 경우 캡틴 아메리카, 앤트맨, 스칼렛 위치 등은 다 한 번 정도는 코믹스에서 읽어본 캐릭터이다. 하지만 가디언즈오브 갤럭시는 들어번 적 밖에 없는 집단이었다. 처음에 이들이 영화화된다고 할 때 그 사실이 믿기지 않아 차라리 닥터 스트레인지나 블랙볼트 같은 캐릭터를 먼저 영화하는 게 낫지 않은 가 하는 우려를 샀다. 그러나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는 엄청난 인기를 끌며 멋지게 마블의 한 축으로 자리를 잡게 되었다.
마지막으로 마블은 페이즈 2에서 솔로 무비에서 다른 캐릭터의 출연을 고려하게 된다. 비록 잠깐이기는 하나 토르 다크월드에서는 카메오로 캡틴 아메리카(정확히는 로키의 분장 마술)로 출연하게 되며 더 나아가 앤트맨의 경우 앤트맨 쪽의 캐릭터가 아닌 캡틴 아메리카 계열의 캐릭터 팔콘이 등장하게 된다. 즉 솔로 무비에서도 솔로 무비의 주인공 계열의 캐릭터 외의 다른 캐릭터들의 참가를 시도한 것이다. 토르: 다크 월드는 그다지 좋은 성적을 거두지는 않았지만 이러한 크로스오버가 관객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자 마블은 이들을 페이즈 3에서는 적극적으로 크로스오버 시킨다.
페이즈 3에서의 마블의 도전은 새로운 영웅상과 패배의 스토리이다. 클라이막스인 인피니티 워가 있기에 이전과 같은 많은 시도를 할 수는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블은 시도를 멈추지 않았다. 첫 번째 시도는 이전까지는 보이지 않았던 영화에서의 히어로 상의 추구였다. 이전까지는 백인 남성이 대부분의 주인공을 차지한 히어로 영화에 여성 주인공이 등장하는 영화 캡틴 마블과 대부분의 등장인물이 흑인인 블랙 팬서 등이 그것이었다. 영화의 완성도를 떠나서 블랙 팬서의 경우 캐릭터가 상당히 매력적으로 여겨지며 특히 그들 특유의 인사법인 와칸다 포에버가 유행할 정도로 큰 인기를 끌게 된다.
마블의 또 다른 도전은 바로 패배에 관한 것이다. 히어로물의 경우 대부분 히어로가 승리하는 해피엔딩인 경우가 많았다. 그렇지만 페이즈 3의 작품의 경우 이겼으나 마냥 기뻐할 수 없거나 서로 상처만을 남긴 채로 헤어지거나 클라이맥스에서는 결국 그들이 져버리는 상황까지 나오게 된다. 토르 라그나로크의 경우가 토르가 헬라를 이겼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고향이 파괴되어 난민 신세가 되어버리며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의 경우 결국 두 히어로 사이의 분열이 일어나 서로 상처만을 남긴 채로 헤어지게 된다. 인피니티 워의 경우 히어로들이 힘을 합쳐 노력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지게 되는 충격적인 결말로 끝이 난다. 이러한 마블의 도전들은 10년을 넘게 히어로물이라는 장르로 영화를 만들어도 관객들이 열광을 하는 일종의 자극제 역할을 하게 되었다.
그렇지만 페이즈 4와 인피니티 워 이후의 마블은 뭔가가 달라졌다.
일단 페이즈 4의 계획이다. 이전까지의 영화의 계획보다는 드라마 계획이 더욱 많아졌다. 아직 영화가 개봉하지는 않은 상태이지만 이전과는 달리 어떠한 비전이 보이지 않는다. 이전의 페이즈 발표에서는 적어도 하나의 마블의 혁신과 도전이 보였지만 이 번 페이즈에서는 보이지 않는다. 대부분 이전과 같다는 느낌밖에 들지 않는다. 굳이 따지자면 닥터 스트레인지 2가 호러 장르로 나온다는 것이지만 이 역시 장르의 변경은 이미 있었던 일이다. 또한 드라마의 경우 이전까지 마블에서는 훌륭한 드라마가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또 자신의 세계관을 이용한 새로운 드라마를 만든다는 것이 상당히 필자의 마음에는 걸리는 부분이다. 특히 데어데빌과 퍼니셔같은 수작 드라마들이 취소된 이유가 만일 이 새로운 드라마 때문이라면 마블은 한 발 퇴보하고 있다는 생각마저 든다. 이 전까지는 영화의 한계 때문에 전연령층을 대상으로 하여 수익이나는 영화는 어느정도 수위에 맞추어 제작을 할 수밖에 없었으나 드라마의 경우 영화보다 그 규모가 작기에 상당히 잔혹한 퍼니셔 같은 색 다른 영웅을 볼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이러한 드라마가 MCU 세계관 기반의 드라마에 가리게 된다면 여태까지 영화에서 볼 수 없었던 이러한 마블 영웅들을 볼 수 있는 기회는 사라지게 된 것이다.
어쩌면 필자의 예측이 틀릴 수 도 있다. 마블이 페이즈 4에서 도전을 추구하지 않고 캐릭터 인지도와 인기도로 밀어붙인 영화를 만들어도 성공을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필자는 이러한 성공이 얼마나 오래갈지 궁금하다. 신기한 것은 필자가 이렇게 마블이 이상한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 것은 스탠리 작가 님의 죽음 이후이다. 마치 스탠리 작가가 여태까지 마블을 안정적으로 인도해주는 수호자처럼 그의 죽음 이후 마블은 완전히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날뛰면서 전에 자신이 쌓아온 덕목들을 부정하며 자신이 축적한 인기도를 탕진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필자는 언제나 가설이나 예측을 세우고 이를 맞추는 것을 좋아하였다. 하지만 이번에는 필자는 필자 본인의 예측이 틀리기를 기원한다. 필자가 본 이러한 현상이 마블의 돈옵저화 징조가 아니기를 기원하는 바이며 마블이 다시 자신이 추구하는 바를 생각하였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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